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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끝났어... 모두 돌아가거라..."

짤방은 [마지막 교실]로 잘못 적었지만, 프랑스 고전 문학 소설인 [마지막 수업]의 패러디입니다.


 알퐁스 도데가 1871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학교에서 공부 안하고 놀기 바빴던 애가 학교에 갔더니, 학교 분위기가 엄숙해서 놀라워 했고, 프랑스어 수업이 금지되고 독일어를 배우게 될 수 밖에 없었기에, 마지막 프랑스어 수업을 하게 된다는 그런 슬픈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도 일제 강정기를 겪으면서 강제로 일본어를 배워야 했던 조상님들의 고통과 아픈 역사를 돌이켜보면 남의 일이 아닐껍니다.


어쨋든 이런 아픈 소설이 아주 찰지고 멋진 소설로 재탄생했습니다.

바로 아래 내용입니다.ㅋ



 ☞ [Text] 마지막 붕탁...


마지막 붕탁 (원작 : 마지막 수업)

[출처] 빌리팬고그마 님 (바로가기)


하필이면 나는 사륜앙님이 세노(せ-の)에 대해 질문하겠다고 한 날 아침, 늦은 입갤을 하고 말았다. 세노에 전혀 모르는 나는 꾸중을 듣게 될 까 봐 매우 걱정이 되었다. 차라리 유게에 가지 말고 디씨를 놀러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유게는 맑고 화창했다. 간간히 보이는 글목록에선 뻘글이 보이고, 가끔 보이는 글유머 마저 재밌어보이는 날이었다. 이 모든 글들이 훨씬 감미롭게 유혹했지만 나는 그 유혹을 물리치고 붕탁을 향해 힘껏 달렸다.



글들을 지나치는 데 곳곳에 댓글이 많은 글이 보였다. 벌써 2일 전부터 모든 좋지 않은 소식들, 즉 제재나 정지, 서(署)에서의 정모 등의 글이 유게에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그를 보며 생각했다.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헉헉거리며 유게에 입갤한 내가 내가 막 첫 붕탁을 보려는데 댓글방의 한 유게이가 내게 소리쳤다.


"얘야! 그렇게 서둘러 올릴 필요 없다. 어차피 늦어서 붕탁을 못 보는 일은 없을테니까!"


나는 그 게이가 놀리려는것이라 생각하고 붕탁감상을 마치고 다음글을 보기위해 글목록을 클릭했다. 보통때 같으면 수많은 붕탁이 올라와있고 많은 리플들이 달리기 마련이었다. 퍽유소리, 찰진 소리, 제각기 이름을 알리려고 무리수를 두는 소리, 거기다가 '병림픽좀 열지마!'하며 댓글을 도배하는 소리가 다른 게시판까지 들릴만큼 떠들썩했다. 나는 이런 북새통을 틈타 아무도 모르게 살그머니 붕탁을 보려곤 했다.




그런데 그 날은 이상하게도 일요일 아침처럼 너무나 조용했다. 열린 게시판 너머로 벌써 제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게이들과 그 우람한 막대기를 다리사이에 끼고 왔다갔다하는 사륜앙님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창을 열고 이 어마어마한 고요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순간 얼마나 창피하고 겁이 났는지 모른다.

그런데 뜻밖이었다. 사륜앙님은 화를 내시기는 커녕 나를 바라보시며 부드럽게 말씀하셨다.


"여앙아, 어서 네 자리로 가서 앉거라. 너를 빼놓고 붕탁을 시작할 뻔했구나."


나는 얼른 내 자리로 가서 앉았다. 두려움이 좀 가신 다음에야 나는 사륜앙님이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강등환이 오는 날이나 경사가 있는 날이 아니면 좀처럼 입지 않는 멋진 갈색 롱코트에 잔주름이 잡힌 가터벨트를 달고, 노란 머리는 삐죽삐죽하게 셋팅해놓고 계셨다.

게다가 유게 전체에 뭔가 고요하고 엄숙한 기운이 감도는 듯했다.




언제나 비어 있던 추천의 수가 놀랍도록 높은 것이 무엇보다도 나를 놀라게 했다. 갈색 봉투를 쓴 파늑, 머리띠를 두른 다이몬과 메타몽, 그 밖에 또 다른 많은 게이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슬픈 표정이었다. 내가 이런 모든 것에 놀라고 있는 동안, 사륜앙님은 새 글 위에 올라서 나를 맞이할 때처럼 부드럽고 엄숙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여러분, 이것이 내가 여러분에게 선물하는 마지막 붕탁입니다. 이제부터 유머게시판에서 붕탁물을 금지한다는 명령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왔습니다.


 내일 새 유머가 만들어질것입니다. 오늘이 마지막 찰짐이니 아무쪼록 열심히 들어주세요."


 이 몇 마디 말에 나는 정신이 아찔했다. 

맙소사! 댓글방에서 웅성거리던 게 바로 이것이었구나.

마지막 붕탁이라니! 나는 이제 겨우 찰짐을 알 수 있을 정도인데.

그럼 이제 영원히 빌리형을 볼 수 없단 말인가!




 여기서 끝나야 하다니‥‥

붕탁을 옆에두고 로리짤을 본 일, 붕탁을 앞에두고 게임영상에 한 눈이 팔린 일 등

그 동안 헛되이 보낸 시간을들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리듬안맞고 따분하게 느껴지던 천국과 지옥 붕탁버젼과 카즈냥마점 이제는 좀처럼 헤어지기 싫은 오래 사귄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사륜앙님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떠나시면 다시는 그 앙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자 정 받은 일, 비추로 얻어맞던 기억들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가엾은 사륜앙님!

사륜앙님은 이 마지막 붕탁을 위해서 예복을 차려입은 것이었다.

나는 유게 네임드들이 왜 게시글 뒤쪽에 와서 잠자코 있는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들은 모두 붕탁을 좀 더 많이 올리지 못한 것을 뉘우치고 있는 듯했다. 또한 수 달 동안 봉사하신

우리 사륜앙님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며, 사라져가는 붕탁에 대한 자신들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와서 앉아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내 닉넴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댓글 쓸 차례였다. 그 붕탁의 가사를 큰 소리로, 분명하게, 하나도 틀리지 않고 줄줄 써낼 수 있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하지만 나는 첫마디부터 막혀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의자 위에서 몸만 비틀며 서 있었다. 사륜앙님이 내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를 나무라지는 않겠다. 여앙, 너는 이미 충분한 벌을 받은 거야.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구나. 우리는 언제나 이렇게 생각하지.


'시간은 얼마든지 있어. 내일 올리면 되지, 뭐.' 


그런데 그 결과는 지금 네가 보는 그대로란다.

아! 언제나 붕탁을 내일로 미룬 것이 우리 유게이의 가장 큰 불행이었지.


 이제 저 애갤러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거다.

'뭐야, 붕탁도 못 올리면서 유게인이라고?'


 하지만 여앙아, 그것은 네 잘못만든 아니란다. 우리들 모두가 스스로 반성해야 해.

나도 좀 더 참신한 붕탁을 만들지 못하고 그저 올라온 글에 꼭 맞는 붕탁을 올리려 고집했었지‥‥."


그러고나서 사륜앙님은 붕탁에 대해서 여러 가지 말씀을 해 주셨다. 그것은 붕탁이 세계에서 가장 남자답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훌륭한 예술이라는 것,

따라서 우리는 붕탁을 잘 간직하고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은 한 민족이 노예가 되더라도 자기 나라의 말만 지키고 있으면, 그것은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 등등‥‥.

그리고 사륜앙님은 메모장을 들고 우리가 원하는 붕탁을 올려주셨다. 나는 내가 이처럼 쉽게 집중할 수 있다는 데 놀랐다. 영상의 모든 대사 하나 하나가 귀에 들어왔다.

하긴 나는 그토록 집중학 귀를 기울여 붕탁을 들은 적이 거의 없었다.

가엾은 사륜앙님은 마치 떠나시기 전에 알고 있는 모든 붕탁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려는 듯했고, 한꺼번에 우리의 머릿속에 넣어주시려는 것같이 느껴졌다.




붕탁시간이 끝나고 단결을 시작했다. 그 날 사륜앙님은 새로운 게이크를 준비해 오셨는데, 오프닝에는 예쁜 글씨체로 'FUCK YOU'라 쓰여 있었다. 그것은 모든 유게이의 마음속에 울리는 종소리 같았다.


 그 때 모두들 얼마나 열심히 듣고, 단결했던지. 오로지 댓글에서는 새 게이크의 가사만이 보였다. 잠시 관심종자가 하나 날아들어와 윙윙거렸지만 누구 한 사람 신경쓰지 않았다.

눈팅족까지도 온 정성을 쏟아 용기와 신념으로 게이크 가사의 한 획 한 획의 사선을 긋는 데 열중했다 ‥‥.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마지  쪙"


창문 밖에서는 비둘기들이 리듬진 소리로 울고 있었다. 구구구구구.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방통위는 저 비둘기들에게조차 교과서적인 소리로 지저귀라고 강요하지 않을까?'


가끔씩 스크롤을 올려 보면 사륜앙님의 아바타는 네모 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계셨다. 마치 이 조그만 글의 모든 것을 눈속에 넣기라도 하려는 듯이 한 곳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사륜앙님은 지난 수 달동안을 늘 유게인의 마음속에 계셨다. 달라진 것이라고는 오래 사용해서 낡을대로 낡은 유머게시판 로고와 글유머들 뿐이었다.

이 모든 것들을 떠나야 하고, 다시는 듣지 못 할 붕탁소리를 듣는 사륜앙님에게는 얼마나 슬픈 일일까? 사륜앙님과 그의 일족은 좀있으면 영원히 이 곳을 떠나야만 한다.

그런데도 사륜앙님은 우리에게 마지막 영상을 계속 보여주셨다.

아! 나는 이 마지막 붕탁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때마침 윈도우 시계가 밥탐을 알렸다. 그리고 퇴갤을 알리는 글들, 그와 동시에 일을 하기 위해 돌아오는 강등환의 카드 소리가 게시판 바로 옆에서 울려 퍼졌다.

사륜앙님은 창백한 얼굴로 그 글에서 일어섰다. 그때처럼 사륜앙님이 마초해 보인 적이 없었다.


"여러분"


그는 입을 열었다.


"여러분, 나는‥‥ 나는‥‥."


사륜앙님은 목이 메어 끝내 말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글 본문쪽으로 스크롤을 올리시더니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으시고는 있는 힘을 다해서 커다랗게 글씨를 썼다.


"ASS WE CAN!"


그러고는 한참을 키보드에서 손을 떼지 못한 채 앉아있다가 말없이 우리에게 이모티콘질을 했다.


"이제 다 끝났어‥‥ 모두 돌아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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