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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차갑게 끝나버린 마지막 홈경기...

경남FC 팬으로서 원정 경기를 보러갔는데, 하필이면 대구FC의 운명이 걸려있는 매우 큰 경기였습니다. 경남FC는 이미 잔류를 확정 지었지만, 대구는 경남을 상대로 이긴 후, 강원FC가 못하길 빌어야 잔류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경남FC 또한 대구에게 밀리면서 예전같지 않은 경기력에 좀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 1. 겨울 날씨 속 썰렁한 시민운동장...

 

 

 

 경남은 불과 3일전에 열렀던 K리그 클래식 39R 대전 시티즌과의 홈 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극적으로 잔류를 확정지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대전 시티즌은 완전히 강등을 확정짓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이 경기를 퇴근하고 급히 볼일 본 후 PC방에서 아프리카TV로 봤는데, 작년과 비교하자면 경기력도 팀컬러도 완전 급다운되어서 너무 낯설었습니다. 강종국선수의 극적인 헤딩골이 아니었다면 지금 쯤,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팀은 강원이 아닌 경남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잔류를 확정지은 경남은 마지막 대구 원정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합니다.

이에 반해 대구는 반드시 경남FC를 상대로 이긴 후, 강원FC가 패배하길 빌어야 승강플레이오프에라도 나갈 수 있었습니다. 즉, 비기거나 지면 바로 강등이며, 이기더라도 강원FC 또한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강등이 확정되어서 여러모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홈팀 대구였습니다.

 

 

 볼보이는 대구FC의 유스팀이 맡게 된다는 안내 전광판이 나오고 있고,

경남FC 서포터즈들이 전광판 밑에서 응원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전 아버지와 따로 대구에 올라왔습니다. 아버지는 원래 축구 볼 일이 없었는데, 제가 가겠다고 했더니 저와 함께 이틀간 축구 경기를 보게 되셨습니다. ㅎㅎ

 

 아버지는 축구나 야구 같은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편은 아니어서 그냥 E석에 앉아계셨고,

저는 경남FC 유니폼까지 입고 온 터러, 원정 응원석에서 내내 서포팅 하면서 경기를 봤습니다.

경기중엔 열심히 응원하고, 하프타임땐, 잠바 입고 스윽~ 왔다갔다 했습니다. ㅎㅎ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오빠야 단디해라잉~"

같은 경상도 사람이다보니 유독 이 멘트가 더 반갑고 정겹습니다.

대구 서포터즈석의 모습입니다. 홈 서포터즈나 원정 서포터즈나 인원 수가 적은건 똑같네요.

군부대에서도 단체관람 나와서 경기를 함께 관전했고, 장내 아나운서는 팀의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듯, 열심히 안내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우선 W석의 반대편인 E석의 모습입니다.

육상트랙과 광고판이 시야를 가리지만, 진주종합경기장에 비한다면 생각보다 관전시야는 꽤 좋습니다. 그래도 축구전용구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선수들의 외침이나 호흡, 선수들의 표정, 몸짓 등은 잘 안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대구시나 대구FC에서 돈을 꾸준히 모아뒀다가, 인천숭의아레나처럼 시민운동장 폭파시키고, 새롭게 축구전용구장을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창원축구센터처럼 시설물과 구조를 간단하게 만든다면 더 좋구요. 아니면 인천아시안게임 끝난 뒤, 가변좌석을 구매해서 설치하는것도 좋겠네요.

 

 

 

 선수 입장을 앞두고 K리그 클래식 간판을 세우는 모습입니다.

선수 입장할 때, 급히 화장실가서 볼일보고, 응원석으로 넘어가느라 선수 입장하는건 못봤네요.

 

 

 E석과 원정응원석은 노란색 보안테이프로 붙여서 구분해두었지만,

안전요원도 없었고, 복도로 나가면 손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그냥 테이프 밑으로 기어가셔도 됩니다. ㅎㅎ

전 경남팬인데, 축구는 서포팅해야 제 맛 아닙니까?! ㅎㅎ

 

 

 

경남FC의 선발 라인업니다.

거의 주전급 선수들로 꾸려놨지만, 루크, 강승조 등 몇몇 선수들이 명단에서 아예 빠져있었습니다. 백민철 선수는 대구FC에서 신으로 불리던 골키퍼인데, 경남에서 김병지 골키퍼를 대체할 자원으로 영입했다가 주전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즉, 친정팀을 상대로 벼랑끝에서 맞서게 된 셈입니다.

 

 

 

 

 

"대구 FC 화이티잉~!!!!"

 서포팅 석으로 와서 찍은 사진입니다.

양팀 선수들이 승부를 다짐하며 서있는 모습입니다. 반대면 대구 서포터즈석에서 어느 여성분이 큰 소리로 외치시더라구요. 우와~ 경남 서포터즈분들 다들 놀랬습니다. 여자 한명이 저렇게 크게 외치는데 HD방송처럼 아주 생생하게 크게 들리니깐 다들 깜놀하는 분위기. ㅎㅎ

그래서 다른 경남 여성팬분들도 덩달아 똑같이 크게 "경남FC 화이팅~!!!!"

 

 

이날 관중수는 약 2천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대구FC가 신문에 광고도 내고, 길거리에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무척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언젠가 이 구장이 가득찰 날이 올껍니다.

 

 그나저나 경남FC 원정 응워단 중에 외국인 분도 계셨네요.

이 분은 누군지 잘 모르지만, 2006시즌 유니폼에 등네임을 [외국인]으로 해놓고 오셨더라구요.

상당히 신기하더라구요. 실업축구 내셔널리그팀 부산교통공사 팀에도 외국인 팬들이 몇몇 있던데 말이죠.

 

 

 W석의 모습입니다. E석 만큼이나 좀 썰렁한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햇빛 때문인지 사진 찍기가 힘들더라구요.

 

 

 

 

 

대구FC선수들이 경남FC 서포터즈석 쪽에서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근데 누가 누군지는 잘 모른다는거.. ㅜ.ㅜ;; 

 

 

 카메라로 줌 땡겨서 찍어봤습니다.

원정 응원석 관전시야는 광저우 헝다 원정때 텐허스타디움 원정석 보단 조금은 더 잘 보였습니다. 텐허스타디움도 나름 잘 보이기는 한데, 축구전용구장처럼 크게 잘보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게다가 이 날 중계는 대구MBC랑 Spotv에서 생중계 해줬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대구MBC 해설자가 빡쳐서 중계도중 나가고 욕설 들리고 방송 끊고 난리 났었다네요. 

 

 

 

 

 

  전반전 끝나고 벤치로 돌아가는 백민철 선수

 

 

 

 

 ☞ 2. 결국...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대구 팬 여러분, 대단히 죄송합니다."

대구와 경남 모두 치열한 공방을 펼치며 서로의 골문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골은 터지지 않았고, 강원FC가 제주를 상대로 헤트트릭을 기록하여 3:0으로 이김에 따라, 대구는 강등이 확정되고 말았습니다.

 

 대구 선수들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채 상당히 암울한 모습으로 그라운드 위에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내 아나운서는 "팬 여러분. 대단히 죄송합니다." 라며 관중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고야 말았습니다. 강등 당하는 것에 대한 충격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되지만, 상대팀 팬임에도 괜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경남FC 선수들이 대구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뒤 돌아오고 있습니다.

 

 

 

 서포터들 앞에 나란히 서서~ 

 

 

 박수를 짝짝짝~ 

이번 2013시즌 경기는 거의 보지 못했지만, 올해 FC서울과의 홈경기 본적 있는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수원, 울산 같은 강팀을 잠시 갖고 놀던 1,2년전 경남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경남FC 팬으로써 많이 아쉬웠지만, 수고 많았습니다.

 

 내년 시즌에는 경남FC가 예전처럼 중상위권에서 놀던 시절로라도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아챔이나 K리그, FA컵 우승같은건 안해도 좋으니 말입니다. (막상 "FC서울 vs 광저우" 원정 갔는데, 경남FC도 이런 아챔 원정나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ㅜ.ㅜ)

 

 

 ☞ 3.  제자리로 되돌아오겠습니다!

 

"다들 도발하지 말고 그냥 돌아갑시다!"

경남FC 서포터즈들 사이에서는 그냥 조용히 퇴장하기로 합의가 되어있었습니다. 괜히 강등된 대구 서포터즈 자극해서 좋을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비겨서 아쉬운게 아니라, 상대팀의 강등이 확정되어 얼어버린 현장을 볼 수 밖에 없으니 기분도 좋지 않았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대구 FC 장내 아나운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 반드시 제자리로 되돌아오겠다고 약속 드립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자리는 바로 K리그 클래식을 말하는 겁니다. 즉, 강등은 영원한 강등이 아닌 승격과 도약을 위한 일시적인 강등이라고 생각해야겠습니다. 승강제 없던 시절에도 돈이 없고 관중들도 많이 찾지 않아 무척 힘들었기에, 강등은 유럽리그 팀들에게도 충격이지만, 여전히 시민구단 입장에선 사형선고처럼 느껴지는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승강제를 없애는건 절때 반대입니다. 그리고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얼마든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으니, 그 때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다같히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이 경기가 끝난 직후 대구FC 감독과 사장님이 돌연 사퇴하시는데 이어, 페트코비치 경남 감독도 "내년에 내가 팀에 남아있을지 아닐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K리그 하위권 팀들에겐 상당히 잔인한 시즌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남FC 감독 교체 루머가 돌고 있는데, 어느 감독님이 오시건, 경남FC 또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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