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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더비, 포항 스틸러스의 기적의 역전 우승 드라마!!

이번 경기는 지금까지 2005년부터 K리그 경기를 챙겨본 제 축구 인생에서 최고의 경기였습니다. 울산 현대가 부산에게 지고 우승 확정을 짓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중동에서도 보기힘든 침대축구를 선사하기도 했고, 포항 서포터즈들이 물병을 던지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역대급 경기였습니다. 지금까지 봐왔던 K리그 경기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고 살벌하단 느낌도 들었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었고 짜릿한 경기였습니다.

 

 

 ☞ 동해안 더비 보러 울산 오다!

 

 

 

어느덧 12월 1일 일요일 오후가 되겠습니다.

어제 저 때문에 축구보러가게된 아버지께서 오늘은 원래 대구 시내 구경갈려고 했는데

아버지한테, "전 울산에 축구보러 갈래요"라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아버지 성격같으면 뜯어말리실텐데 오히려 동생과 함께 보러가게 됬습니다. 무슨 어린이도 아니고 -_-;;;

 

 그래서 결국 가족끼리 단체 축구 관람하러 울산에 왔습니다.

다 큰 나이에 가족여행을 가다니... 그것도 무려 축구장에...

 

 

 그래서 큰맘먹고 W석으로 구매했습니다.

W석이 어떠한지 궁금해서 질렀습니다. 티켓 앞면과 뒷면을 찍어봤습니다.

 

 

 

"족보 없는 축구는 가라!"

K리그의 역사를 자랑하는 몇몇 명문 구단 중 하나인 포항 스틸러스입니다. 연고지 이전 없이 꾸준이 한국 축구의 뿌리가 되어 지금까지 잘 발전해온 아주 귀중한 역사적인 팀이 되겠습니다.

포항과 울산은 원래 라이벌인데, 포항 원정 응원단이 아예 1층 관중석을 다 차지했습니다.

사진에는 양 옆사이드가 비어보이는데, 경기 직전에는 빈자리가 안보일 정도로 가득 찼습니다.

 

 심지어는 2층과 W석에도 포항팬들이 많았구요. ㅎ

 

 

 

"희망 고문해주니 좋나?" 

이번엔 홈팀 울산의 모습입니다.

서포터즈들이 홈팀임에도 어째 포항에 비해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응원석은 나중에 어느정도 찼지만, 가운데만 파란색 레플입은분들로 모여있는것처럼 보이더라구요. 이에 반해 포항 응원석은골고루 검붉은 색으로 가득찼었죠.

 

 게다가, 2011년 K리그 개막식 <FC서울 vs 수원 삼성> 경기 보러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갔었습니다. 그 때도 홈팀 서울보다 원정팀 수원의 응원가가 훨씬 크게 울러퍼졌던 기억이 나는데, 그 때처럼 포항 응원가가 제일 크게 울려퍼졌습니다.

 

 바로 4일전, 울산 현대는 부산 아이파크 원정 경기에서 2:1로 역전패 당하고 말았습니다. 원래 부산전에 총전력을 다해서 일찌감찌 우승을 할려고 했죠. 이날 부산의 승리로 부산의 윤성효 감독님은 K리그 작가, 효멘~ 소리 들으면서 프로축구연맹과 팬들 모두가 상당히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울산이 싱겁게 우승할 뻔 했는데, 뒤집어 엎었으니, 울산 팬들이 괜히 저런 문구를 들고 나오는게 아니겠습니까 ㅎ

 

 사진 보시면 일장기가 보이는데, 일본 선수인 마스다를 응원하기 위해 걸려있는 겁니다.

 

 

"울산 ㅂㅅ 따위 ㅋㅋㅋ"

몇몇 축구팬들이 문제 삼았던 게이트기의 내용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ㅂㅅ"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이는 어느 욕설의 자음만 써서 나타낸 욕설인데, 이거 보신분들은 얼마 없는 듯 합니다. 잠깐 펼쳐졌다가 말았으니...ㅎ

 

 

어느 트로트 가수의 공연~

"울산 현대 화이팅" 이라 외치자, 포항 응원석에선 야유가, 나머지 관중석에선 환호가 울러퍼졌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열기는 정말 언제나 느껴도 신선합니다. 

 

 

킥 오프 10분 남기고 전광판을 찍은 모습입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겠습니다.

 

 

킥 오프 하자마자 울산 유니폼을 상징하는 커다란 천막이 울려퍼졌습니다.

축구 경기장은 앞좌석일수록 앉기가 힘든데, 울산문수구장 W 석은 맨 뒤좌석에 앉기가 힘듭니다. 거의 맨 앞에서 3번째 줄인가? 거기에 앉았는데, 왼쪽 선수 입장 터널 때문에 시야가 완벽하게 가려져서 무척 화가났습니다. 값도 비싸고 관전시야도 손해본 감이 크고...

 

 그나마 경기가 치열하고 재미있어서 경기 보는 중에는 잊고 봤습니다.

다음번에 울산문수구장 가게되면 W석은 죽어도 쳐다보지 않아야겠습니다.

 

 

 동해안 더비답게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양팀 모두 우승에 대한 집념으로 경기를 치르느라 경고 카드가 좀 나왔습니다,.

 

 

"각도 조절 잘하고, D키 누르고..."

 성남일화에서 뛰다가 일본으로 나고야 그램퍼스로 간후 울산으로 돌아온 한상운 선수.

사진 구도가 마치 피파온라인 같네요.ㅋㅋ 한상운 선수가 찹니다!

 

 공격에 김신욱, 하파냐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빠지면서 한상운 선수가 선발출장했는데, 철퇴축구다운 모습은 전혀 보질 못했습니다.

 

 

 

 포항의 프리킥 찬스가 왔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전반전은 양팀 서포터즈들의 열띤 응원가 우승을 향한 포항의 집념으로

경기는 더더욱 재미있어졌습니다. 아쉽게도 골은 못넣은채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 지저분한 비매너, 그리고 물병 폭격!

 

 이번 경기는 보는 내내 저에게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물론 즐거운 미소가 아니라 좀 어이 없다는 듯이,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울산현대였습니다.

 

 선수 교체를 하는데, 아무도 안나가고, 교체할 선수가 사이드라인에 왔더니, 곧바로 교체를 취소했습니다. 나중에는 선수 교체하는데, 선수가 안나가길래 심판이 직접 등떠밀어서 내보니까지 하는 등, 아주 가지가지했습니다. 알 사드가 문득 생각이 나더라구요. 수원 삼성과 전북현대에게 빅엿과 카타르산 침대축구를 선보이며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는데...

 

 E석 관중석에 공이 넘어가자, 관중은 공을 늦게 넘겨줬으며, 그 공이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 지하통로로 떨어지면서, 관중들도 시간끌기에 동참하는 모습은 정말 쓴웃음만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W석 어느 포항팬의 한마디 "이런 양아치 새끼들!!"

 

 후반전 들어 울산 선수들의 비매너 플레이에 열받은 포항 팬들이 마구 소리 지르고, 물병이 마구 날아들었습니다. 그저 물병만 날아온 줄 알았는데, TV 중계를 보니 플라스틱 소주병도 보이더라구요. 매번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들 때 마다 "포항 서포터즈 여러분. 이물질 투척을 자제해 주십시오!" 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계속 들렸습니다.

 

 

 

 포항이 우여곡절 끝에 찬스를 얻어냈습니다. 근데 갑자기 울선 선수 한명이 쓰러지더니, 양팀 선수들이 마구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서 무슨 일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나중에 중계 영상보니 포항의 김광석 선수가 울산의 강민수석수의 허벅지를 니킥으로 찍어버렸네요.

 

스크린샷 화질이 구려서 잘 안보이지만, 김광석 선수가 빡쳐서 무릎으로 확 찍어차버렸네요. 

 

 

사진은 못찍었지만, 후반전 추가시간에 기적이 터졌습니다.

골문앞에서 마구 싸우고 난리피우다가 프리킥 공 차올리자 마구 공이 퉁퉁 튀었습니다.

슈팅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김승규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수비수 몸맞고 마구 튀면서

보는 이들의 심장을 간졸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끝내 김원일 선수가 잘 우겨넣으면서 크게 한건하고 말았습니다.

 

 저도 순간 내 팀이 우승한것처럼 너무나도 기뻐서 크게 소리지르고 말았습니다.

포항이 우승하길 바라고 있었는데,아주 제대로 골을 넣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망연자실, 분위기가 확 가라않은 울산과, 물이 오른 포항 팬들~

 

 

워낙 분위기가 과열된 탓에, 포항 응원석 앞으로 경찰이 일렬로 줄서서 나왔습니다.

유럽리그 축구경기에서나 볼법한 무서운 광경이였습니다.

 

 

 

 포항의 선취골로 완전한 축제 분위기가 되었네요.

전광판엔 울산 욕하는 게이트기가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네요.;;;

 

 

 

0:0 무승부로 무난하게 갈려다 철퇴축구 대신 중동축구를 선보이고 만 울산 현대.

포항에게 한골 먹히자 골키퍼 제외한 10명 전원이 일렬로 서서 킥오프 후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막히면서 결국 포항의 우승이 확정되고 말았습니다!!

 

 

 ☞ 명문 구단의 클래스란 이런것이다!!

 

 

 

이번 경기 김원일 선수의 결승골로 우승을 확정지으며 통산 5번째 우승을 가져갑니다.

게다가 전주 원정에서 전북현대를 꺾고 FA컵 우승을 했으니, K리그 사상 최초의 더블이라고 합니다. 아챔이나 리그컵 등과 리그 우승을 엮어서 이룬 더블은 여러건 있었지만, FA컵과 K리그 더블은 포항스틸러스가 최초라고 인터넷 기사를 통해 봤왔습니다.

 

 

외국인 용병 하나 없이, 외부 선수 영입없이 이뤘던 더블 우승의 위엄!

포항 스틸러스가 왜 명문이고 최고 클럽팀인지 입증할 수 밖에 없는 경기였습니다.

약 25대 정도의 원정 응원단 버스를 동원했다고 봤는데, 어마어마한 규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짜짠~ 포항이 울산을 꺾고 승리했어요! 

 

 

 ☞ 우승컵 시상식!

 

우선 준우승팀 울산 현대의 시상식 장면입니다.

그저 준우승 상금과 방패 달랑 들고 초라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우승팀 포항이 우승컵을 들어올리자 포항 원정석은 잔치 분위기였습니다.

남의 홈구장, 그것도 라이벌팀 홈구장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짜릿한 기분을 만끽한 포항 선수단과 팬들~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아쉽게도 아버지께서 빨리 집에가자고 재촉하시는 바람에 빵파레 터지는거만 보고 돌아왔습니다. 그 이후에 벌어진 다른 세레모니나 경기장 풍경은 볼 수가 없어서 좀 아쉽습니다.

 

 2012즌 FA컵 결승전 때, 포항 스틸야드에서 경남FC와 결승전을 치를적엔, 너무나도 아쉬워서 멍한 기분으로 집에 내려간 기억이 납니다. 그땐 포항이 우승했지만, 제가 응원하던 경남이 허무하게 박성호 선수의 헤딩글을 내주며 승부차기 한번 못하고 끝나서 짠한 아쉬움이 남는데 뜬금없이 생각나네요. ㅎㅎ

 

 이래저래 우리팀 경기도 보고 다른 팀 경기도 보면서 프로축구 보는 낙으로 살고 있습니다.

물론 프로야구도 보는데 야구보단 축구에 좀 더 눈이 가긴 합니다. ㅎㅎ

 

 

 어쨋든, 포항과 울산의 동해안 더비가 잘만 주목받으면 <서울 vs 수원> 더비와 맞먹는 흥행과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FIFA에서도 이 더비를 주목한 적 있구요. <포항 vs 울산> 더비는 수원 삼성이 투자를 줄이면서 팀 전력 약화는 불가피해지는 마당이기에, 새로운 K리그 흥행 더비로 떠오르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그럼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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