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끝에 얻은 극적인 승리
작년이었던 2011년 5월 18일, FA컵 32강전이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렸습니다. 그 날 1:2로 대 이변의 탈락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 사진 모음 보기 : http://melburn119.tistory.com/183
▲ 2012 하나은행 FA컵 32강전(5월 23일-부산구덕운동장) [출처: 경남FC]
경남 2 까이끼(전47/PK), 김인한(연전8)
교공 2 김경춘(전37), 차철호(연후3)
승부차기 교공 4-5 경남
*경고: 윤일록, 조르단(이상 경남), 권용혁, 강민상, 김우중, 박규태, 주기호, 박승민(이상 교공)
*퇴장: -
▲ 경남 출전 선수(4-2-3-1)
김병지(GK) – 이재명, 김종수,
강민혁, 윤신영 – 유호준(전28 조재철), 최영준(후26 강승조) – 윤일록, 조르단(후17 김인한), 정다훤(연후0최현연) - 까이끼 / 감독: 최진한
*벤치잔류: 백민철(GK), 안성빈, 이용기, 이재안, 태현찬
▲ 교공 출전 선수(4-4-2)
여명용(GK) – 주기호, 권용혁, 김영삼, 강민상(후0 노경태, 후26 강진규) – 김경춘, 박현순, 김우중(연전12 윤태현), 박규태(후44 김현수) – 박승민, 차철호 / 감독: 박상인
*벤치잔류: 김권수(GK), 조태근, 신영웅, 김연교, 이영웅
인터풋볼 이현민 에디터
요즘들어 반복되는 일상이 좀 답답한 탓에, 기분 전환을 위해 과감하게 이 경기를 보러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안그래도 경남FC에서 자체 중계조차 해주지 못하고,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과감하게 보러가게 되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정문 쪽으로 가니, 이번 FA컵 32강전을 알리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걸려있더군요. 이 현수막을 보면서 꼭 보러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됩니다.
날씨가 한여름인지라, 어르신들께서 그늘막에 앉아서 여유를 즐기시고 계셨습니다.
한편에, 우리 경남FC 선수단 버시가 팬들을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다소 귀찮더라도 홈경기 일정을 버스 옆구리(?)에 매번 새겨놨다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리고, 홈 팀이자, 작년 FA컵 32강전 탈락의 망신을 준 주인공, 부산교통공사입니다.
내셔널리그 팀 중에서 국제적인(?) 팬을 보유한 몇안되는 구단이랍니다.ㅋㅋ
허름하지만, 나름 FA컵 대회임을 알리는 티켓입니다.
가격이 2천원이라서 엄청 저렴하지만, 웬지 느낌이 이상하네요 -.-;;
다른 구장에서 FA컵하는거 보면 대부분 무료이더군요. 결승전 정도가 따로 입장료를 받습니다.
티켓 매표소를 지나가 올라갔더니, 옛날 경기장 답게 허름하고 무서운 복도를 만나게 될 겁니다. 사진상으론 전혀 공포의 느낌이 나질 않는데, 좀 어둡고 컴컴하더군요.
그래도 막상 들어가보면 탁 트윈 모습이 나옵니다.
종합 운동장임에도 시원한 시야가 들어와서, 축구전용구장이 안부러울 정도입니다.
진주종합경기장처럼 선수들이 깨알같이 보이진 않더랍니다.
상당히 낡은 전광판의 모습.
그 흔한 선수 소개 영상이나 광고조차 나오지 않는 점은 이상하더군요.
한때 안정환 선수가 부산 대우 로얄즈 (現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던 시절에 사용된, 상당히 역사적인 홈 경기장입니다. 그래서인지, 90년대말 K리그의 향수가 느껴질것도 같았습니다.
(부산 대우 로얄즈 시절엔 초등학생이었는데, 축구에 관심 없어서 모르겠어요. ㅜ_ㅜ;)
이내, 반가운 선수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11번 김인한선수, 20번 이용기 선수는 알겠는데, 오래만에 축구보러와서인지 가물가물합니다. 저번 경남FC 유니폼 관련 포스팅하면서 봤던 유니폼을 입고 몸푸는 모습을 난생 처음봤습니다. 저 유니폼은 사이프러스 전지 훈련때 입던 건데, 실제 경기에서는 입지 않습니다.
(그럴꺼면 왜 만들었을까 -_-???)
경기장에 들어가는데, 우연히 어느 청년을 만났습니다.
서로 이야기해보니 경남FC 팬이고, 창원LG 농구단, 그리고 롯데 자이언트 팬이더군요. 그 청년이랑 과거 성남팬이었다가 경남FC 팬이신 어느 어르신도 함게했습니다. ㅎㅎ
알고보니 조르단과 동갑인 91년생 K 군. (실명은 안밝히겠습니다)
저도 혼자서 왔고, K군도 따로와서, 심심했는데, 축구 이야기 하면서 맥주 한잔하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ㅎㅎ
이제 전반전 킥오프를 눈 앞에뒤고, 서로 줄 서 있는 모습니다.
타 구장처럼 천막이나 복도, 터널 같은게 없다보니, 입장식을 저렇게도 하는군요. ㅎㅎ
늠름하게 서있는 양 팀 선수들의 모습...
K리그는 국민 의례를 폐지했지만, N리그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날 경기에서는 국민의례 및 식전 행사는 생략하고 선수간 악수 이후, 바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 URL : http://youtu.be/TeIzCljQ2P0
드디어 2012 하나은행 FA컵 32강전 - <부산교통공사 vs 경남FC>의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 똑같은 FA컵, 똑같은 팀, 똑같은 구장에서 2:1 패배의 수모를 당했던 경남FC가 과연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구장 관계자분께서 미리 문을 열어놓지 못한 관계로, 한참 지연되다가 겨우 서포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경기 시작하기 한참 전의 일이지만요ㅎㅎ
▶ URL : http://youtu.be/7F7okP2af6o
아쉬운 실점... 그러나...
경남FC가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공격력이나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은 제법 날카로웠습니다. 그랬음에도 전반전에 한골 내주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설마 작년의 악몽이 재현되는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했습니다. 이러한 걱정과 두려움 속에 얻은 극적인 패널티 킥.
그리고, 까이끼 선수가 깔끔하게 골을 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휴~ 살았다...
상당히 근심에 사로잡힌 듯한 최진한 감독님...
저번 시즌 말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시즌이 지날수록 핼쓱해진 모습을 보이셔서 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번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가 있을 즈음, 장인 어른께서 상을 당하셔서 꽤나 상심이 컸을 터였습니다. 다행히, 경기 이기고, 서포터즈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밝은 모습을 보이셔서 기뻤습니다. 그래서 실례를 무릎쓰고 최진한 감독님께 싸인을 받았답니다.ㅎㅎ
이번주말 포항 원정을 시작으로 다시 한번 부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 URL : http://youtu.be/KVRkxbekSI8
코너킥 찬스, 되게 안들어가네...
후반전에 코너킥 찬스를 만들어낸 경남FC. 헤딩도 하고 슈팅도 날려봤지만, 부산교통공사의 철저한 수비에 막혀, 결국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관중들은 끝까지 집중하여 실점을 막은 부산 선수들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
인한신(神),들아가나요...
2011시즌 제주 원정 3:2 역전골의 주인공이자, 루시오 선수의 공백을 잘 메워준 경남FC의 해결사, 김인한 선수! 이 선수가 과연 출전할 것인지 궁금했는데, 조르단 선수를 빼고 투입시켰습니다.
김인한 선수가 있던 말던 그냥 무시하고 벤치로 가버린 조르단 선수... -_-;;;
다른 선수들은 되도록 투입될 선수와 악수하거나 살짝 껴안으면서 용기를 줍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지...?
▶ URL : http://youtu.be/HuLNBt6E67c
부산교통공사의 사상 첫 연장전, PK
혹시나 했지만 결국은 연장전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발표에 따르면, 부산교공의 창단 첫 연장전 경기라고 합니다. 다르게 보자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는 이야기가 되는것이었습니다. ㅎㅎ 후반전에 그렇게 터지지 않던 골은, 연장 전반에 인한신, 김인한 선수의 득점으로 승리를 확정짓는듯 했습니다.
도합 2:2... 결국은 승부차기로 넘아가게 되겠습니다.
승부 한번 내기가 참 힘드군요 ㅜㅜ..
결국은 승부차기... 두근 두근...
작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전북 현대 vs 알사드> 경기의 연장전 및 승부차기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그때의 불안감과 긴장감, 승리에 대한 염원... 아쉬웠기에 컸던 그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다만 부산교공이 알사드가 아니란 점, 경남FC가 전북현대가 아닌란거 정도..ㅎㅎ
제 디카로 직접 촬영했습니다.
중간에 배터리가 나가는 바람에 경남FC 선수 중 단 한명분의 영상을 찍지 못해습니다.
물론 승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 파트이니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김병지 Gk의 선방과 그의 발끝에서 터진 득점으로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까지 다 녹화되어 있습니다 ^^
우리 경남FC 선수들이 서포터즈석으로 다가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3일전, 성남과의 홈 경기 2:0 승리 이후, 3일만에 치른 FA컵에 승부차기까지 했으니, 몸은 이미 녹초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팬들에게 인사하러 나오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K군 덕분에 받게된 병지옹의 싸인.
제가 먼저 싸인을 받게 되자, 주변에서 싸인받기위해 다들 몰려들어서, 김병지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은 들더군요ㅎㅎ "이분꺼 마지막입니다" 라고 말하면서도 끝까지 싸인을 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역시 "전설의 선수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K군도 같이 찍혔네요ㅎㅎ
축구나 야구를 보러 경기장에 가다가, 우연히 서로 알게되는 사람들이 생기는 모습을 한두번 정도 보신적이 있을껍니다 (아마 주로, 롯데 야구와 관련한 다큐에 드물게 나오던데...) 내년 사직 야구장에서 NC와 롯데의 1군 경기를 보게 된다면 서로 적으로 만나게 되는 셈이 되겠네요ㅋㅋ
그건 그렇고, 경남FC가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선전을 해줬지만, 그래도 힘들게 경기를 풀어간 감도 있었습니다. 어쨋든 FA컵 16강도 올라갔고,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한 성남도 잡았으니, 포항 잡고 계속 잡다보면 충분히 희망이 있으리라 봅니다.
먹고 먹히다가 PK로 드라마틱한 승리를 장식했음에도 좀 찜찜하고 아쉬운 기분이 듭니다...
N리그 팀(실업축구)을 상대로 어렵게 이긴 탓이었을까요... 그저 너무 큰 기대하고 봐서 그런가보다 생각하며, 즐거운 추억으로 남겨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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