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관람한 프로배구,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기
전 축구와 야구 팬이다보니, 프로농구는 한두번 봤지만 여전히 농구는 잘 모르겠고, 배구는 아예 관심조차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배구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경기 규칙은 알고 있지만요. ㅎㅎ
구미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렸는데, 버스 갈아탈려고 기다렸는데 시간이 한참 많이 남아서 그냥 스마트폰 "네이버 지도" 앱을 띄워서 부랴부러 걸어갔습니다. 약 10분 정도...? 잠시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가면 금방 구미시민운동장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구미 날씨가 무척 추워요.
이상기후로 올해 유난이 살인 더위가 이어졌고, 겨울도 살인 추위가 될꺼라는데,
강원도에서 군복무할때와는 비교도 안될 추위가 오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ㅜ.ㅜ;;
군대에서 실컷봤던 눈을 구미에서도 실컷 보고 있답니다. ㅋㅋ
경기장 뒷편엔 쓰레기처리시설과 대형 덤프트럭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경기 당일임에도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동네 공원을 연상케하는, 은근히 분위기가 느껴지는 뒷편 계단길입니다.
순정만화나 드라마와 얼핏 비슷한 듯...? 한손에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 들고 흐뭇한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면서 올라가기 딱 좋아 보입니다. 눈이 녹으면 어떤 모습일려나...?
분위기 있는 후문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드넓은 눈밭의 축구보조경기장을 보시게 됩니다.
저 눈밭에서 축구하면 재미있을거 같습니다만...
좀 더 올라가면 바로 구미종합운동장이 보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렌즈를 철문 틈새에 찍어서 시야가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구미FC 시민프로축구단이 창단될 예정이여서, 창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K리그 2부리그 팀으로 합류할 예정이였습니다. 그런데 하필 불산가스 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도시 분위기가 초토화되어 결국 프로축구팀 창단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고 말았습니다.
불산가스 터지고 몇달 후에, 구미시에 있는 모 대기업 생산직 사원으로 면접보러올적에는 이미 불산가스에 대한 냄새나 흔적은 맡을 수 없었지만, 최근 대피소에 있던 주민들이 무사히 귀가했다고 하니 별일 없었기를 바라고,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 건물이 바로 박정희 체육관 정문이 되겠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의 탄생을 기뻐하는 문구들이 구미 시내 곳곳에 달려있더라구요. 경기장에서는 못봤지만, 하늘나라에서 자신의 딸이 한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대통령 자리에 앉은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하고 있지 않을까요?
경북 구미시를 연고지로 사용중인 LIG손해보험 배구단의 포스터입니다.
경기장 유리문에 붙여져 있는 포스터의 모습입니다. 3대가족, 3자녀가족, 다문화 가족이신 분들에겐 모든 홈경기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엄청 파격적인 혜택 아니겠습니까?
이쁜 선수들이 있는데, 특히 신인인 7번 등번호의 김지수 선수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ㅋㅋ 원래 연고지가 서울인데, 제가 알기론 서울이 연고지인데, 홈구장인 장충체육관이 공사중이여서 임시로 남자 배구팀인 LIG와 함께 홈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남자 배구와 여자 배구 경기를 다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기만 합니다.
경기보러 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며칠 전 PC방에서 공인인증서 때문에 티켓 하나 예매하는데 3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IT강국 대한민국의 편리한 결제시스템 덕분에, 매직카석 티켓 못끊을까봐 조마조마했습니다. 에미넴 내한공연 티켓 예매때는 아에 며칠전부터 패턴 계산하고 리허설만 수십번 했을 정도니 말입니다. 그 놈의 공인인증서... -_-;;
그리하여 힘겹게 발권한 티켓입니다.
GS칼텍스는 LIG와 홈구장을 같이 쓰는 관계로 티켓도 공동으로 발매하는 모습입니다.
남자, 여자 경기 다 보고도 인터넷 예매하면 수수료 포함 8,500원.
이건 K리그 경남FC 홈경기 일반석으로 GS카드로 긁어 할인혜택을 받아야 나오는 금액이고,
프로야구는 좀 멀고 높은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금액이지요. 이에 비하면 완전 꿀이지요.
다만, 매직카석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예매해야 앉을 수 있습니다 ㅜ.ㅜ;;
뒷면은 딱히 특별한게 없어 보입니다...
경기장 들어가니 무료로 나눠주던 귀마개...
이걸 무료로 나눠주다니, 감동이었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대박!
군대 있을때 자주 귀마개로 귀를 덮으면서 지냈던 기억이 새록새록...
다만, 여성 체형에 맞춘건지 제 머리가 큰건지, 제 귀를 겨우 덮을 정도로 작았습니다.
흘러내리진 않았지만, 흘러내릴까봐 조마조마했다는...
경기장 안으러 들어가보시면, 놀랍게도 TV나 스포츠 뉴스에서 보던 그 코트가 눈에 훤히 보입니다. 좀 높은 일반석 2층에서 찍었는데도, 사진과는 달리 경기는 잘 보입니다.
KBS N에서 주로 프로배구를 생중계해주고 있습니다. KBS N 생중계석과 더불에,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자주 보이기 시작한 테이블 석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가족, 연인 단위로 앉아서 보기 딱 좋습니다. K리그 구단들도 한번 도입을 고려해보면 좋을 듯 한데...
열심히 몸을 푸는 구미 LIG와 천안 현대캐피털 선수들의 모습입니다.
사진 왼쪽 편의 빡빡하게 민 머리의 선수 아십니까? 바로 문성민 선수입니다.
바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적 있는 선수입니다. 손흥민, 구자철과 함께... 쿨럭 ㅋㅋ
사실 그 분데스리가가 아니라, 분데스리가 배구 리그도 따로 존재하는데, 약 1년 정도 맹활약했다고 합니다. 스포츠 뉴스로만 봐서 잘 모르지만, 뉴스로만 보던 그 선수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ㅋㅋ
독일 배구 분데스리가에서 뛰다가, 터키 리그에서 한번 뛰고, 수원 배구단의 지명을 받고 곧 바로 현대캐피탈에서 뛰고 있습니다.
제가 앉은 매직카석 3번째 줄에서의 모습입니다.
제가 앉은 좌석이 원정팀 좌석이여서인지, 쉽게 응원하질 못하겠더라구요.
그래도 좌석 하나는 완전 좋습니다. 선수들을 코 앞에서 볼 수 있고, 선수들의 외침도 들리구요.
남자 경기때는 스파이크 속도가 야구공처럼 엄청 빨라서 잘 안보이는데, 어쨋든 리베로의 다이빙하며 선수들의 플레이가 실감나서 좋더군요. ㅋ
LIG를 대표하는 호랭이 형님들과 함께 관중들에게 인사를 드리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이브에 열린 프로배구 경기...
관중 수는 모르지만, 꽤 많은 분들이 구미박정희체육관을 찾아주셨습니다.
원정팀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응원석의 모습입니다.
이건 축구랑 똑같네요ㅋㅋ 축구도 원정팀 응원석은 우측 골대 뒷편에 위치하거든요.
남녀 배구 가리지 않고 원정팀 응원석엔, 그 팀에 맞는 치어리더랑 응원단장님도 오셨습니다.
대형 풍선이 관중석을 돌면서 팬들을 맞이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 오른쪽에 아주머니 두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두 분은 프로배구에 열혈 팬이신 듯 보였습니다. 두분 말씀으로 보아 현대캐피탈 팬이셨는데, 저에게 LIG 배구단에 대해 물어보시더라구요. 배구는 전혀 아는게 없어서 대답을 못드렸는데, 이 날 배구 보면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보러가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ㅋ
제가 앉은 자리 주변에 이쁜 여성팬들도 꽤 많았습니다.
하늘색 호랑이 형님이 문을 막아서고 홈팀인 LIG 선수들의 입장을 저지(?)하고 계십니다.ㅋㅋ
사실, 원정팀 현대캐피탈의 소개가 끝난 뒤 소개할려던 참이었지요.
이쁜 치어리더 누님과 함께 홈팀의 소개가 끝난 뒤 주심 소개등을 했습니다.
이어서 사인볼을 나눠줬습니다. 신기한건, 원정팀도 원정팀 대로 사인볼을 준비해서 관중분들에게 나눠주시더라구요. 프로축구의 경우 홈팀 선수들만 사인볼을 던져주고, 그나마도 원정팀 팬에게는 절때로 사인볼을 던져주지 않는데, 프로배구는 홈 원정 있겠지만 어쨋든 팬으로써 매우 훈훈합니다.
원정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서브로 1세트 경기가 시작되겠습니다.
3층은 많이 비어있지만 2층까지는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시원하게 날리는 스파이크, 수시로 들락날락하는 리베로, 블록킹...
배구 한번 제대로 보고 왔습니다.
홈팀인 LIG 배구단. 2세트까지는 원정팀 현대캐피탈한테 점수가 뒤진채 세트를 내주며 0:2로 지고 있었습니다. 김요한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인터넷 뉴스에 따르면 "2라운드 징크스"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징크스 때문인지 김요한 선수의 부재 때문인지 동점이나 역전은 일궈내질 못했습니다.
치어리너 누님들 +_+;;
근데 홈팀 방향 코트에서 주로 공연하셔서 제대로 보진 못했습니다.
강남스타일 춤추고, 크리스마스 캐롤에 맞춰 춤도 덩실 덩실~
3세트는 어찌하여 LIG가 가져감에 따라 1:2로 당장의 위기를 넘겼지만,
현대캐피탈을 잡지 못한채 결국 1:3으로 경기에서 지고 말았습니다.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용병인 가스파리니가 MVP에 선정되었는데 방송국들과의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그 사이 그렇게 많던 관중분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말았습니다.
남자 경기만 쏙 보고 가시는거 같아, 여자 선수들은 아마 섭섭하지 않았을까 싶긴합니다.
회사에서 잠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서, 그 일이 머릿속에서 떠올라서 경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는데, 회사일만 아니었으면 좀 더 깊이 있는 관전이 가능했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프로배구 보러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고, 여자 배구의 원래 경기 예정시간인 오후 4시 안되서 경기가 끝났기에, 결국 4시 반에 여자부 배구 경기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멋진 경기를 진작에 보러 왔었어야 했는데...
게다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던 문성민 선수도 봤으니ㅋ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vs 한국도로공사> 편도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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