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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그랑블루와 함께 서포팅하다!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 한번 정도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습니다. 때마침 저번 FA컵 32강전 <부산교통공사 vs 경남FC> 경기때 만났던 K군의 제안으로 울산문수에 다녀왔습니다. 그 친구는 두 번 정도 울산문수구장에 온 적이 있지만, 전 난생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전 서포팅보다는 조용히 관전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K군이 서포팅석에서 보자고했습니다. 처음엔 실망했지만, 막상 관전해보니 경기장을 바라보는 시야가 색달랐고, 서포터즈들의 뜨거운 열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어서 좋더군요. 서론이 길었네요. ㅎㅎ 관전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울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K군을 만났습니다. K군에게 햄버거를 얻어먹었습니다.ㅎㅎ 점심은 롯데리아에서 가볍게 해결하고, K군이 가자고 해서 따라간 곳은 바로 롯데호텔이였습니다.

롯데호텔 사진에 자세히 보시면 "Welcome 수원 삼성 블루윙즈" 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습니다. 아마 이 날, 원정온 선수들이 묵고 있는 숙소인 듯 합니다.



 꽤 멋진 버스입니다. 고속 버스라고 하는데, 버스에 대해 아는게 없어서 모르겠네요. 그래도 삼성이라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구단의 버스답게, 디자인 또한 어느 때보다 멋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VIP 주차장에 잘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K군이 수원 선수들과 함께 사진 찍고 싶어했습니다.

호텔 안은 상당히 시원하고, 그라운드 만큼이나 꽤 넓었습니다. 울산에 처음 온 저는 울산대공원으로 훌쩍 떠났기에, 전 선수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K군이 이용래 선수와 사진도 같이 찍었다고 하네요. 경남FC 시절, 조광래 유치원 멤버였던 이용래 선수는 이번 경기를 끝으로, UAE의 알 자지라로 이적했다고 합니다.



푸른 빛이 감도는 시원한 티켓~

K리그 경기를 보러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각 구단별로 다양한 디자인의 티켓 모양을 자랑하는데, 이들 디자인들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K군이 그랑블루와 함께 응원하고 싶다고해서 결국 원정석 티켓을 끊었습니다. 가격은 8천원.



뒷면은 경남FC 홈경기 티켓과 어째 비슷해 보입니다...



원정 응원석에 드디어 입장했습니다.

2011년 그랑블루와 하이랜드가 갈라서던 시절, 하이랜드 응원단이 자신들의 구역에서 길쭉한 천막을 쳤었는데, 그 당시 천막들이 올해는 당당히 응원단 가운데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각자 양팀 선수들은 몸풀기에 여넘이 없었습니다.


 그랑블루가 앉은 좌석에서 바라본 전경.

저 멀리 경기도 수원에서 울산광역시까지 보통 거리가 아닐텐데, 저번 FA컵 8강전(경남FC, 창원)을 시작으로 이 날 경기, 그리고 부산아이파크와의 원정 경기까지 매 경기 수원 선수들을 위해 응원하는 대단한 열정을 지닌 그랑블루입니다.


잠시도 방황할 수 없는 것이, 포탄같은 슈팅이 몇번씩이나 날라들어와서 좌석을 강하게 때렸습니다. 다행이 공에 맞은 사람이 없었고, 저 또한 안맞았다는거 정도...ㅎㅎ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 선수들의 모습입니다.

막상 사진을 찍고 보니, 선수들의 모습이 왠지 쳐저 보이네요...

제법 많은 관중들이 울산문수축구장을 찾아와주셨습니다.



 어흥~ 호랑이다~

홈팀 응원석 구석에서 그라운드를 잡아먹을 기세로 서 있는 호랑이의 위엄이 반대편 원정팀 응원석에서도 느껴지더군요.  후반전 경기 끝나갈때 쯤 호랑이 꼬리가 막 올라가더군요. 잘은 모르지만, 아마 몇몇 초등학생들이 호랑이 가지고 장난친 듯 합니다.


 경기장 시설이 동굴이나 동물원 느낌이 나게 만들었다면 "호랑이굴" 이라는 명칭이 더 잘 어울렸을텐데 말이죠. 어쨋든 꽤 인상적입니다.


그랑블루 스탠드 입구에서 바라본 전경.

이제 곧 선수들이 경기 출전을 위해 입장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원의 깃발을 치켜 세워라~

큼직한 청미르 깃발이 휘날리면서 경기장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마구 북치고, 쿵쿵 뛰면서 응원하다보니 귀가 멍할 정도였습니다. 사람들의 응원 열기 또한 뜨거웠구요. 작년 FC서울 vs 경남FC 원정 경기때, 경남FC 서포터즈들과 응원한 적이 있는데, 워낙 인원이 소수여서 원정팀 서포터즈들의 설움을 알 거 같은데, 그랑블루는 인원이 많고 열기가 엄청 뜨거워서인지 그렇게까지 설움(?)은 안느껴지더군요. 만약, 수원이 이겼다면 제대로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랑블루 응원가를 잘 모르다보니, 어떻게 응원해야할지 막막하더군요.

그냥 옆사람 따라 부르는거 부르고, 단순한 구호는 금방 쉽게 외치게 되더군요.

응원열기를 굳이 프로야구로 치면 롯데 자이언트와 비교하면 될 정도...




수원 삼성 블루윙즈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날, 이용래 선수가 K리그에서 치르는 마지막 고별 경기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오늘 인터넷 기사보니 UAE의 알 자지라로 이적했다고 하더군요. 런던 올림픽 4강 신화를 써내려가는 정성룡 선수를 대체하여 양동원 골키퍼가 선발 출장했습니다. 저번 FA컵에서 결장한 오범석 선수도 보였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었고, 홈팀인 울산의 열기 속에서 이에 질세라 그랑블루 또한 뜨거운 응원을 펼쳤습니다. 경기 내내 쉴 틈 없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주기 위해 크게 외쳤습니다.





일본 J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다가 군복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잠시 K리그로 유턴한 이근호 선수의 모습입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경찰청 축구단에서 군복무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내년 프로 2부리그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게 되겠네요.


 수원 진영의 골대 옆에 있는 생수를 얻어 마시러 온 이근호 선수.


자신의 마지막 고별 경기에 선발출장하여 모습을 드러낸 이용래 선수.

경남FC가 배출한 조광래 유치원 멤버였던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게 되었네요.

하지만 팀 분위기가 워낙 않좋아서 작별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떠난 듯 보입니다.


멀리서 볼때는 마라냥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하피냐 선수였네요.

저 선수랑 오범석 선수랑 몸싸움이 잦았습니다.


 순간 컷. 아무것도 모르고 보시는 분들은 오해하실지도 (-_-;; 헐...)

철퇴 축구를 구사하는 울산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으려는 양동원, 오범석 선수의 의지가 이 사진에서도 느껴집니다. 다행히 이 장면에서는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수원의 역습 타임!

하지만 공격 기회가 잘 오질 않더군요. 선제골은 먼저 수원이 터트렸지만 동점에 역전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양팀 선수들 잘 싸워줬습니다.



프리킥 찬스!

왼발로 슈팅을 날려보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8월 7일이 말복인데, 수원 삼성의 마스코트가 파랑새이다보니, 일부 구단 원정 경기 때는 '닭 잡는 날' 이런식으로 조류와 관련된 도발성 플랜카드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경남 홈경기때는 걸린걸 못봤지만요.


김호곤 감독이 벌떡 일어서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경기장 시설은 꽤나 수준급이더군요. 상암 월드컵경기장처럼 다양한 시설이 있는것도 아니고, 광주월드컵경기장처럼 옛날 종합운동장 느낌이 나는 것도 아닌데, 계단이나 시설들이 아주 간결하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라운드 안은 웅장하기 그지 없었구요.



계속 얻어터지다보니, 상대전적에서 우세한 수원임에도, 팬들은 조마조마하기만 했습니다. 경기가 풀릴 듯하면서도 풀리지 않았구요. 




전반 18분, 양상민의 선제골이 들어가며 먼저 앞서나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곽태휘, 김신욱 선수에게 골을 내주며 전반전을 1:2로 리드 당하고 말았습니다. K군 또한 상당히 절망스러워했습니다.




 골을 넣고 기뻐하며 마구 달려가나는 울산 선수들의 모습...



김신욱 선수에게 헤딩골을 내주자, 좌절하며 멍하니 앉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양동원 선수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시간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프 타임 공연.

원정 응원석에서 바라봤는데, 국민의지돌 티아라 따위는 커녕 소녀시대, 동방신기는 물론 에미넴 같은 초대형 가수들이 공연한대도, 남의 잔치, 남의 공연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철저히 원정 서포터즈들을 배제한 채 공연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원정 서포터즈 입장에서 타구장 어딜 가나 똑같을 껍니다. (홈 구단측에서 못보게 따로 막거나 그런건 절때 없습니다. 오해 마시길...)


 원정팀 서포터즈에게 꾸벅 숙여서 인사하고 경기에 나선 김영광 골키퍼의 모습입니다.

그랑블루 서포터즈들은 야유를 보냅니다. 물론 알 사드처럼 만행을 저지르거나해서 보내는 야유는 아닙니다. ㅎㅎ 그래도 골대 뒤에서 유명한 선수를 코앞에서 본다는 건 신나는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동점골을 넣었는데, 이내 역전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역전골이 터지고나서, "오~ 오오오 사랑한다 나의 사랑 나의 수원~" 이 응원가가 나왔습니다. 이 곡은 알고 있던 곡인지라, 신나게 불러봤습니다. 팀이 잘해서 앞서나갈적에 불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오~오오오 사랑한다 나의 사랑 나의 수원

오~오오오 좋아한다 오직 너만을 사랑해


 참고로 그랑블루 헌정 음반에 이 응원가가 수록되어 있는데, 수원 삼성의 열렬한 팬이자 유명 락밴드인 노브레인이 부른 노래이기도 합니다.




 울산의 코너킥 찬스.

다행히 코너킥 찬스에서 골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처 기회를 살리지 못해 결국 3:2로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올적에, 페인트로 즉석에서 슥슥 글씨를 써내려갔었는데, 안읽어봐서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후반전 끝나갈때 즈음에 미리 서포터즈들이 준비하더니,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바로 들어올렸습니다. 뒷편에서 볼적에는 뭔 내용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건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저번 인천전 경기 때 사진을 보니 이런 문구가 있더군요.


"이 와중에서 ㅇㄱ동 (오계동) 동기는 너! 너! 너!"


참고로 수원에 오계동이란 동네가 있습니다. 뭐하는 동네인지는 모르지만, 뜬끔없어 보이기도 하고 좀 그렇습니다. 선수들에게 격려를 해줬다면 좋았을텐데, 원색적인 비난 문구에 "윤성효~ 빅버드~ 출입금지랍니다~" 이 안티송마저 다들 부르는거 보면서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급하게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면서 울산 문수구장을 바라보니 너무 아름답더군요.

유럽이나 미국 구장 못지 않는 이렇게 아름다운 구장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사진을 찍어보니 니콘 카메라 특성 덕분인가? 실물보다 더 이쁘게 나왔습니다.


 K리그 중계 때 가끔식 경기장 외부의 모습도 비춰주고, 서포터즈들이 장외에서 응원하는 모습도 비춰줬음 좋겠습니다. (MBC Sports+에서 롯데야구 중계할적에는 잘만 하더라구요.)



 저녁에 바라보는 울산광역시의 모습은 그날따라 유난이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무더위에, 땀에 흠뻑 젖어서 답답한 여름 폭염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이를 어느정도 상쇄할 정도로 아름답더군요. 간절곶 같은 유명 관광지는 미처 시간이 없어서 가보지 못했지만, 울산대공원 갔다 온거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그랑블루 응원단의 붉은 악마랑 롯데 팬들과 맞먹고도 남을 뜨거웠던 응원 열기를 기억하면서 마산행 버스에 몸을 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기회가 또 닿는다면 울산 문수구장에 한번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랑블루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려봅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잘 안풀리는 모습을 보이는 수원이지만 보란듯이 잘 해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울산현대의 전통 명문구단다운 경기 또한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축구공은 둥글고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좀 더 신나게 축구를 즐겨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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